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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예비군 작계훈련,기본훈련 후기

miro999 2023. 4. 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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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3월에는 작계훈련(6h)을, 어제는 기본훈련(8h)을 다녀왔다. 보통 전후반기 6시간씩 작계훈련 2번에 기본훈련 8시간, 아니면 전후반기 각각 10시간 10시간으로 나뉘는 것 같다.

 

필자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동원부대마다 훈련계획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 이번에 받았던 기본훈련이 너무 별로여서 후기를 남기기로 결심했다.

 

원격교육 이수(2022)로 훈련시간을 단축하는건 이번 연도(2023)가 마지막이라고 하니 미리미리 확인해 보는 게 좋다. 헌혈증 2시간 단축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

 

예비군훈련에 관련된 기본 정보가 알고싶다면 밑에 링크를 참고하도록 하자. 밑에 글에는 2022년 예비군 훈련에서 먹은 점심도 있다.

 

 

 

2023 예비군 훈련 준비물 | 훈련 일정 | 조기퇴소 꿀팁 및 후기

최근 예비군 훈련을 다녀오며 궁금한 점들이 생겨서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내가 궁금해서 정보를 찾아보는데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없어서 압축요약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이 글을

miroinform.tistory.com

 


작계훈련 

 

작전계획훈련을 줄여서 작계훈련이라고 한다. 필자는 동네에 있는 자치회관에서 진행했고 매우 편했다. 본인이 사는 동네와 가깝게 편성이 되는 것 같다. 

 

훈련은 처음 입소식을 간단하게 진행하고 몇개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그러고 점심시간을 주고 식비는 다 끝나고 현금으로 현장에서 지급받았다. 교통비는 따로 주지 않았고 식비 8000원만 받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서는 총기를 지급하고 동네 지도를 보며 목진지, 차단선 기타 등등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까?라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짧은 토론을 진행했다. 물론 서로 어색해서 다들 빠르게 의견만 말하고 종료했다. 

 

마지막으로 동네 근처를 행군했다. 산을타고 한 바퀴 쭉 돌고 내려오고 훈련은 종료되었다. 모든 예비군 훈련이 이렇게 진행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훈련이었다. 

 

 경기도에 사는 친구는 10시간짜리 작계훈련을 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기만 했다고 하니 case by case 인 것 같다.

 

어제 받았던 기본훈련이 1점이면 3월에 받았던 작계훈련은 2억7천만점이다. 이제 분노의 기본훈련 후기를 남겨보겠다.


기본훈련 

 

 정말 군대에 다시온것같은 느낌이 드는 훈련이었다. 북한산 쪽에 있는 56사단의 교현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과학화 훈련장 1위라고 당당하게 말해주던데 확실히 시설이 엄청나게 좋았다. 필자는 군생활 할 때 컨테이너 박스 비슷한 곳에서 군생활을 했다. (22사단 278 포병대대)

 

<입소 전 문진표 작성 텐트, 부대 정문>

 

하지만 뛰어난 시설에 비해 입소절차부터 정말 별로였다. 부대까지 가는 버스가 단 두 개 각각의 배차는 20분, 40분. 미리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오는 버스마다 군인으로 가득 차서 3대는 그냥 보낸 것 같다. 심지어 비까지 와서 더욱 더 답이 없었다.

 

<퇴소할때도 마찬가지로 정말 답이 없었다>

 

다행히 09시 입소에 09시 7분 정도에 도착했다. 09시 20분에 입구를 막았는데 못 들어온 예비군들이 상당히 많았다. 어이없는 게 문을 막고 입소 절차가 끝났다고 돌아가라고 하는데 본인들은 과연 저 버스를 타본 적은 있는 건지 의구심이 강하게 들었다.

 

군대가 또 군대 해버렸다고 느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예비군이 있다면 도착시간을 무조건 넉넉하게 잡는걸 강력 추천한다.

 

비가와서 판초우의를 지급 받았는데, 군필이라면 모두가 아는 그 냄새가 났다. 탄띠를 지급받고 줄을 서는데 줄 안내를 하던 병사 조교 친구가 정말 짜증이란 짜증은 다 내면서 손짓으로 가리키며 '37조, 36조, 31조 여깁니다' 이러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다. 같이 있던 부사관이 당황하면서 본인이 진행했다.

 

훈련은 화생방(이름이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기억이 안 난다), 시가지 전투, 안보교육, 모의사격, 실사격으로 진행되었다. 각 조들을 묶어서 순환식 훈련으로 진행했다.

 

비가 안왔다면 화생방 실습을 그대로 진행했을 거라는데, 다른 친구의 후기를 들어보면 앞사람이 쓴 방독면을 물티슈로 닦고 그대로 이어서 쓴다고 한다. 필자는 운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은 거였다. 

 

시가지 전투는 뉴스에 몇 번 나왔던 현실판 서든어택이었다. 이건 정말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못해보았고 시간도 없어서 장비는 몇명만 만져보고 그대로 종료했다. 안보교육은 모두가 생각하는 그 안보교육이다.

 

모의사격은 스크린에 모형 총기로 사격을 하는 훈련이었다. 영화관 옆 게임장에 가면 비슷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실사격은 실내사격으로 진행하였고 M16을 처음 쏴봤다. 이어플러그 대신 방탄헬멧과 방음 헤드셋을 끼고 사격한다. 평소에는 사격이 끝난 후 총기손질도 한다는데 이건 시간관계상 스킵했다.

(사격 표적지 점수 채점을 하던 병사 조교가 다리를 꼬고 채점을 진행하길래 매우 당황스러웠다.)

 

화생방, 모의사격을 진행하고 밥을 먹는데 이것도 진짜 어이가 없었다. 분명히 입구에 PX가 없다고 적어두고 점심 메뉴를 적힌 메뉴판과 안먹으면 8천원 지급, 먹으면 8천원, 식당에서 식권 결제 가능이라고 적혀있었다.

(입소할 때 찍어가려 했는데 깜빡하고 못 찍었다. 물론 퇴소할 때는 정신없이 뛰어 나가느라 더 깜빡했다. )

 

하지만 막상 가보니까 식당 옆에 간이 매점이 있었고 초콜릿, 과자, 음료, 담배 기타 등등을 팔고 있었다. 농담이 아니라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메뉴판, 식권, 그리고 현수막>

 

식당은 외부에서 업체가와서 음식을 파는 것 같은데, 이딴게 8천 원?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주는 밥 치고는 너무 아쉬웠다.

 

<이딴게 8천원?>

 

 과학화 훈련장 어쩌고 저쩌고 난리를 치던데, 차라리 그 돈으로 훈련장까지 교통 지원이나 식사에 투자를 하는 게 1억 배는 더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각 훈련 항목마다 기록을 측정해서 상위 30%는 일찍 퇴소 시켜준다는데, 비가 와서 대부분의 훈련을 간소화해서 진행해 편하기는 했다. 하지만 개떡 같은 점심을 보고 나서부터는 입대할 때 느꼈던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았다. 

 

 

안그래도 훈련을 받으면서 병사 친구들이 난리를 치길래 짜증이 났는데 밥까지 저러니까 짜증이 두배였다.

 

처음 입소할 때 56사단 카카오톡 채널 검색하면 민원 상담실이 나온다고 알려줬었는데, 퇴소할 때 진지하게 민원을 넣을까 고민도 했었으나 그 마저도 나를 귀찮게 할 것 같아서 그냥 나왔다. 

 

이번에 받았던 훈련은 정말 최악이었다. 만약 다음에 또 56사단 저 훈련장으로 배정받으면 그때는 훈련 일정을 바꿀계획이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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